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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사람 글쓰기 송년회 10회 송진숙 2023. 12.10.(일) 9:02 어제 곰사람 글쓰기 송년모임이 있었다. 기대만큼 행복했다. 처음 곰사람 100일 글쓰기를 시작 무렵이 잠깐 떠올랐다. '내가 동굴속에 곰처럼 100일 잘 버티고 사람될까?'라는 의심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새로운 인연을 계속 만들어 주었다. 사람이 운이 좋아야지 하는데 나는 운이 좋은 편인거다. 송년회에 여러 기수의 회원들이 모였다. 처음 뵙는 분도 많았고 드물게 참석하는 오프 모임에서 뵈었던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그럼에도 다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름과 얼굴을 잘 못 매칭하여 혹여 실수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걱정은 금새 사라졌다. 어쩌면 결이 비슷한 분들이 모였고, 또 그결이란 게 모두 다른 분이기도 했다. 그 같음과 다름이 잘 어울린 즐거운 이벤트였.. 더보기
2023년 익산에서 김장 2023.11.26.(일) 올해의 김장을 어제 했다. 사실 올해 김장을 해도 주로 먹는 시기는 2024년이니 마치 연말에 가수들이 콘서트를 연말과 연초에 걸치듯이 올해의 김장도 2023~2024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엄마 연세가 김장을 거뜬히 하실 수 있는 나이를 넘어선지 오래다. 하지만 올해도 엄마는 뒷뜰에 채소를 심의셨고, 거기에 김장용 배추를 예쁘게 기르셨다. 덕분에 엄마 배추로 담그는 김장을 하게 되었다. 은행을 은퇴하고 청양에 자리를 잡으신 막내 외삼촌이 엄마한테 다녀가시며 배추를 절여주셨고, 큰동생과 둘째 동생이 금요일에 와서 일을 도와주어 김장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금요일 일을 마치고 운동까지 다녀온 뒤 엄마한테 향하는 게으름뱅이가 가장 덕을 보게 되었다. 새벽부터 엄마를 도와 아침밥을 준.. 더보기
대통령의 책읽기/이진우 외25명 /휴머니스트 최진우 선생님이 이끌어 주시는 곰사람 문장찜하기 11월의 책 '대통령의 책읽기'의 문장을 여기에 책 리뷰로 올린다. 마지막 글이 가장 상단으로 올라오게 리뷰를 올리겠다. 책에 대한 전체 리뷰도 가장 상단이 가장 최신 글이 되도록 아마도 일주일 이상은 수정될 것 같다. [출처] 대통령의 책읽기 中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천정환 [발췌] '지잡대'라는 말은 2000년대 후반 즈음(2006~2007년경 추정)생겨났다. 이 말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대학 체제'에서 지방대학의 안타까운 처지를 가장 모욕적으로 , 2000년대 세대의 까칠한 정동을 반영하여 표현한 것이다. 이 인정사정 없는 말은 누구나 다 아는 단어가 되었다. 대학 서열 체제가 오히려 더 공고화되면서 이제 지방대에 다닌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안.. 더보기
이런 여행은 어떼요... (제주를 다시 보는 4.3 유적지 여행) 11월 초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새로운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도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제주도는 항상 새롭다.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웠다. 이번 여행은 좀 다른 여행이다. 다크투어리즘.... 재난, 전쟁,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돌아보며, 지역의 슬픔이나 아픔을 이해하고 우리 삶의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 서대문 형무소 등이 있다. 이번에 다녀온 여행은 4.3 평화유적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였다. 동백꽃은 통꽃으로 꽃이 질 때 잎이 하나씩 떨어지지 않고 꽃받침부터 한 송이의 꽃이 붉은빛이 선연한 채 떨어진다. 4.3 당시 희생자들의 생명이 꽃처럼 송두리째 떨어져 사라졌음을 상징한다. 청동이 녹슬은.. 더보기
서울시립 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관람기) 외로운 도시인들의 일상을 그림에서 만나다 1900년대 초반 미국의 대표적 화가로 발달하는 산업사회의 발달과 주 무대인 도시인의 일상을 그려내에 인간을 다시 들여다보는 기회를 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그림과 판화, 그의 초기 드로잉 작업, 에칭을 통해 상업적인 광고 디자인과 그의 아내가 꼼꼼하게 적어둔 작품에 대한 기록들까지 단순하게 회화 작품만을 통해 작가를 이해한다기 보다 작가의 삶 자체를 통해 작품 세계를 이해하도록 의도한 전시회였다. 그의 대표작들이 많이 한국에 오지는 못했다. 그래도 대표작으로 파리 유학시절 그렸을 , , 비교적 후기작인 그리고 그의 아내인 조세핀 호퍼의 누드를 그린 등 중요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작품 중 나를 오래 잡아두었던 그림은 과 이었다. 그의 그림은 도시를 잘 표현한다. .. 더보기
지옥의 묵시록(1979년, 미국) 감독: 프랜시스 코폴라 주연: 마틴 쉰(윌라드 대위), 말론 브란다(커츠 대령), 로버트 듀발(킬고어 대령)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여 특수 임무를 담당하는 윌러드 대위는 아내와 이혼하고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와 새로운 임무를 기다린다. 그러나 이미 정신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그의 임무는 군대를 이탈하여 캄보디아로 넘어가 원주민을 귀합하여 군의 통제를 벗어난 끔찍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미군 장교 커츠 대령을 암살하라는 임무였다. 윌러드의 임무 수행을 위해 4명의 해군 경비정의 도움을 받게 된다. 강을 따라 윌러드를 커츠가 있는 캄보디아 정글까지 데려가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이들이 겪게되는 베트남 전쟁의 참상과 지옥을 방불케 하는 상황을 목격하며 이들도 점차 전쟁의 광기에 물들어 간다. 묵시록은 사도 요한이.. 더보기
훈련소에서 택배를 받고... 아들에게 편지를 쓸 수있다. 그래서... 호진아, 네게서 온 택배를 어제 받았어. 아빠랑 함께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네가 손을 흔들며 운동장을 돌아 들어갔던 그 때 입었던 옷과 신발이 돌아왔더라. 아빠는 너의 모든 순간을 다 스크랩하듯이 사진을 찍어 놓으셨어. 엄마는 그 택배를 받을 때 마음이 어떨까 많이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차분했어. 다행이 준비해 갔던 몇 가지 물건은 네가 잘 사용할 것 같아 안심이었고. 이제 보급품이라는 것을 받았을 것 같은데 너의 느낌도 궁금해. 그리고 같이 보내온 편지는 이제 호진이가 마냥 어린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모든 글귀에서 보여주고 있었어. 그래서 더 차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 편지 글을 아빠가 읽어줬어. 물론 아빠는 감동을 받았고, 대견스러워 하셨지. 어느새 다.. 더보기
결핵약 복용 후 '잠복결핵'이라는 검사결과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몸이 감당하는 부담이 느껴진다. 약을 지을 때 '잘 먹고 잘 쉬세요.'라며 웃음을 주었는데 그것은 당부였던 것 같다. 몸이 느끼는 피로감이 높아졌다. 약은 독한 성분도 있을 것 같다. 잠복하고 있는 나쁜 놈을 찾아 절멸 시켜야 하기 때문일까. 오렌지색 소변을 몸으로 배출하기 위해 나의 신장은 더 열심이 일하고 있다. 하루 종일 혀에 느껴지는 따가움 같은 약한 통증도 그중 하나다. 몸 속을 돌아다니는 약 성분이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는 느낌이다. 분명 느낌이기는 하지만 몸속에 숨어 있다는 결핵균도 마지막 발악하을 하는 것 같다. 숨쉬는 저 깊은 어느 곳에선가 색색거리는 느낌. 하지만 그것이 기분일 것이다. 아직도 석달이나 복용해야 한다. 작은 균을 없애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