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거실에서 기타 곡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듣고 있다 보니 몇 해 전에 그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억을 되새기며 컴퓨터에서 사진을 검색했다. 최근 같은 제목의 TV드라마가 인기 속에서 방영되어 더 반가웠던 기억도 같이 떠올랐다. 음악과 좀 더 어울리는 이미지는 드라마의 주인공 박신혜와 현빈의 명장면과 CG를 통해 감탄을 자아냈던 영상들이었다. 나중에 드라마 후기를 제작한 방송을 보니 드라마의 배경이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그라나다 인줄만 알았던 장소들이 멋진 영상을 위해 인근 지역과 심지어 체코에서도 촬영이 되었다고 한다. 일부 병원 장면은 한국에서 촬영했다고 하니 왠지 영상미에 취해 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를 보고 착각한 느낌이다. 오히려 나의 추억 속에 있는 그라나다는 음악처럼 달콤하고 애잔하기보다는 때로는 경의롭고 아름다웠지만 좀 고생스럽고 당황스러운 기억이 섞여있는 다중적인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지고 방문하는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그 하나만으로도 깊은 인상과 멋짐이 뿜뿜인 곳이지만 한두 번의 여행만으로 그곳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곳이다. 스페인은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다. 그중에서 안달루시아 지역의 그라나다는 나스르 왕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오래오래 기억될 곳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잘 알려진 여행지라서 나의 기억도 여행지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그라나다의 숙소를 좀 저렴하게 잡다보니 여행에서 숙소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 곳이다.
벽에 모자이크며 화려한 장식들과 멋진 궁전은 사진을 다시 돌려보면서도 다시금 감탄이 나오는 곳이다. 오늘날까지 세월의 풍파를 잘 견뎌서 사람들에게 개방되었던 그 멋진 문화적 섬세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거기에 기억을 오래 간직하게 하는 것은 그곳의 자연이었다. 1월한 겨울이었음에도 스페인의 남부는 화사한 햇살과 푸른 나무들, 온화한 날씨까지 여행의 환상적인 조합을 통해 인상적인 추억을 깊이 남겨주었다. 물이 귀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산에서 물을 끌어들여 궁전에 분수까지 흐르게 하는 그들의 기술은 경탄할만하다. 사진을 다 넘길즘 어느새 다시 그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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