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인권의 성장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었다. 특히 여성의 남성과 같은 참정권을 갖게 된 것은 앞선 내용에서도 소개되었지만 1890년대가 되어서야 최초로 이루어졌으며, 선진국이라는 영국에서 조차 1928년 21세 이상의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식민지를 거치면 서구의 문명을 강제적으로 일시에 받아들였고, 대학민국이 건국되었던 1948년 부여받았으나 오랫동안 여자는 남자의 의사에 따른다는 통념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들이 사회에서 권리를 획득한 것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1,2차 세계대전 후 남성들이 전쟁에 나간 빈 자라에 전쟁물자를 만들고 병사자를 치료하는 일에 여성이 참여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인정되었다. 노예제도가 없어진 것보다 더 오래 걸린 이유는 그 만큼 사회 구조에서 여성의 지위를 약회시키는 구조가 탄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 제2의 성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신화와 역사, 문화적 문제를 되짚어 주고 있다. 이 장부터는 전 생애에 걸쳐 여자의 지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살피고 비판하고 있다.
제2부 현대 여성의 삶( 제1편 형성 337p ~ 532p)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 (337p)
<유년기> 신체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생식기의 차이가 확실한 남아의 경우 그것을 통한 정체성의 확립이 형성된다. 초기에 조숙해 보이는 여자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나며 사이의 계급 차이를 가정에서 발견하게 된다. 여자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랑 받아야만 하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사랑을 기다려야함 한다고 배운다. 여자는 숲속의 잠자는 미녀이며, 신데렐라이고 백설공주이다.
성장하면서 어린 여자 아이는 출산, 임신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하면서 성관계의 불쾌함을 상상하게 한다. 사춘기 소녀들의 신체가 변하게 되면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이때 여장 아이들은 자기 몸에서 도망치는 것을 느낀다. 그녀의 몸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가슴이나 신체가 변해가는 것을 보여주기 싫어하며 말랐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다.
<젊은 처녀/성 입문 413~> 소녀는 유년시절 늘 속박되고 거세되어 왔다. 하지만 그녀는 자주적인 개체로 자신을 파악하고 있었다. 부모님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또 공부와 유희를 통해 자기를 하나의 초월자로 인식해왔다.
사춘기가 되면 그녀의 젊음은 다소 과장된 채 기다림 속에 소비된다. 그녀는 '남자'를 기다린다. (중략) 결혼은 명예로운 경력이며, 여자에게 완전한 사회적 군위를 쥐어주는 유일한 수단이며, 애인이자 어머니로서 성적인 자기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414p
조심성이 없는 것은 단정치 못한 것과 통한다. 여성의 의무이자 명문가 처녀의 제2의 천성이 된 이 자기억제는 자발성을 완전히 죽인다. 이 패배주의의 근본적 원인은 처녀가 자기 미래에 대한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데 있다. 그녀는 자기 운명이 결국 자기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자기에게 많은 걸 요구해봤자 소용없다고 판단한다. 자신이 남자보다 열등함을 알기 때문에 남자에게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에게 바쳐진 몸이기 때문에 스스로 열등하다는 생각을 받아들여 그렇게 되는 것이다. 421p
(감상 및 생각) 여자아이는 공주가 되고 싶고, 남아 아이는 영웅이 되고 싶어한다. 동화속 남자와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는 대부분 환상을 심어 준다. 여자는 사랑을 받기 위해 구원자를 기다려야 하는 운명으로 유년기에 학습이 된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속 공주의 운명은 그 운명의 대상자를 한 없이 수동적으로 기다린다.돌이나 덤불속 혹은 궁전에 갇힌 자신을 구원해 줄 왕자가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미모와 인내심 뿐이다. 유년기를 지나면서 교육을 받았던 그렇지 않던 소녀들은 외모 콤플렉스와 얌전한 품행을 강요받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은 최근 동화들은 여성의 역동성과 주체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그림책-종이봉지 공주)
성장함에 따라 자신의 출생과 여자 아이로서 엄마의 역할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시기가 되면 어떤 경로가 되었건 성관계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된다. 이때 매우 불쾌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인간이 동물에서 벗어난 것은 자신을 인식하고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서 의복을 갖춰 입는 교육을 이미 받은 상태에서 다시 동물로 퇴행하는 행위로 벌거벗은 두 짐승이 맞붙어 뒹구는 것으로 여기지기 때문인 듯 하다. 또한 여자 아이들은 가슴이 부푸는 과정에서 멍울이 잡히고 통증이 생긴다. 즉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유쾌한 기분을 느끼는 과정이 아니다. 또한 외모의 변화와 타인의 눈빛이 자신의 신체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는 막연하지만 확실한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젊은 여자들에게 자기 억제성이 강요되었다. 행동의 조심성을 강조하고 자칫 자신에게 벌어진 불행한 일까지도 종종 사회에서 여자의 행실을 문제삼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제2부 현대 여성의 삶( 제2편 상황 533p ~767p)
사회가 전통적으로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혼이다. 533p
<기혼 여성> 여성의 경제적 발전에 따라 결혼 제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결혼은 이제 자주적인 두 개인이 자유로이 합의한 결합이 되었다. 남성에 의한 보호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여성 해방의 관점에서 현대는 아직도 과도기다. 533p
여자에 대한 <성서>의 저주가 남자들의 편리한 견해를 부추긴다. 547p
처녀가 그 성적 운명을 성취하기 위해하여 극복해야 할 저항들은 실로 다양하다. 성의 입문에는 생리적인 동시에 심리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중략) 첫경험이라는 그토록 어려운 행위를 하나의 의무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상식에 어긋난다. 558p
젊은 여자는 쾌락을 원하는 동시에 거부한다. 실재로 많은 여성들은 한번도 쾌락이나 성적 도취를 모른채 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된다. 560p
사랑이나 욕망이 두 사람에게 완전한 동의를 끌어내면, 첫경험의 어려움은 쉽게 극복된다. 애인들이 서로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기쁨을 주고 받으면, 육체적인 사랑은 그 기쁨으로부터 힘과 품위를 얻는다. 그때 그들의 행위는 어느 하나도 부그러운 게 아니다. 두 사람 모두에게 그런 행위는 억지로 부과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바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의 원칙은 자발적인 동기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랑의 교류를 권리나 의무로 변형시키기 때문에 외설스럽다. (중략) 남편은 흔히 의무를 수행한다느 생각에서 위축되고, 아내는 자기 몸의 권리를 행사하는 누군가에게 몸을 맡긴다는 생각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546p
남자가 가사일에 별로 흥미가 없는 까닭은 그가 온 세계로 얼굴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며, 온갖 기획들 속에서 자기를 확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자는 부부공동체 속에 갇혀 있다. 그녀에게 필요한 일은 이 감옥을 왕국으로 바꾸는 것이다. 570p
(공부 내용과 생각) 어릴 때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에서 여자의 행동에 대해 자신을 사회적 비난으로부터 감시하도록 스스로를 억제하도록 교육된 것이 사실이다. 성에 대해 남자들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첫경험의 성교는 남성은 여성에게 그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잘못 이해되어 폭력적인 경향의 가능성이 많고, 성교에 대해 무지한 여성에게 심리적 상처를 주기도 하며, 처녀막에 대한 강박을 주어 결혼을 통한 경험조차 만족보다 그냥 어려운 일을 해내는 수준이었다. 이 어려운 글을 통해 스스로의 경험을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는 어떤 의미였으며 그것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며 작가가 말하는 범주를 많이 넘지 못하였다. 그점에 더 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초판은 1949년에 발행되었지만 나는 그보다도 훨씬 후대의 사람이며, 남녀 평등이 당연시 되는 시대의 그것도 선진국에 가까운 나라에서 대학 교육을 마친 여자지만 아직도 남녀의 평등과 여성의 해방의 문제가 완전히 귀결되었는지 내가 사는 사회를 통해 점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한 책 종이봉지 공주처럼 겉만 번지르한 환상에서 여자들도 나올 준비가 되어있다. 교육이 여자를 일깨웠고 삶에 대한 댓가에 대해 구체화를 해주었다. 다만 최근 늘어난 미디어 세상에서 환상을 다시 심어준다. 결혼으로 인생을 역전하거나 쉽게 인생의 댓가를 얻게 만들 수 있다는 착각, 미모에 집착하고 그것을 토대삼에 인생을 편하게 갈 수 있다는 환상은 동화속 공주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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