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특별연구년 연수의 마지막 불꽃, 보고서 작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골목의 힘께나 쓰는 왕주먹 녀석이 내 코를 한방 때려주려고 오도가도 못하는 골목에서 나를 째려보는 기분이다. 이 째려보는 상황에서 나를 도와줄 지도 교수님으로 인천대 사범대학의 이형우 교수님이 도움의 손길을 주시기로 했다. 처음으로 뵙기로 한 날, 살짝 기분이 들떴다.
일생을 학교 언저리를 오락가락 하는 나의 운명은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생각없이 빵가게에 들려 타르트를 샀다. 보고서 이야기를 하면서 대면대면 하지 않게 커피라도 같이 마실 수 있게 곁들일 간식으로 사서 전철에 올랐다. 역시 생각없이 전철을 타고 인천대입구역에서 내려 사범대학 가는 길을 검색하니, 오--- 마이. 여기가 아닌게벼...
사범대학은 인천대입구역보다 두 정거장 전에 내려야 했다. 주변 학생에게 물어 정보를 얻고 걷기에 힘들 거 같다며 전철을 타고 가라는 조언을 듣고 다시 온 길을 되돌아 갔다.
전철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사범대학이 보였다. 다행이 이렇게 우왕좌왕 했음에도 출발을 1시간 반이나 먼저 출발한 덕에 이리저리 해맸어도 제 시간에 교수님의 연구실에 도착했다. 나의 경험치 때문에 처음 교수님을 뵙고 나의 20대 때의 교수님을 생각해봤다. 첫 자리에서 교수님께 커피와 타르트를 내 놓았는데, 아차차 요즘 코로나도 그렇고 서로 뭔가 부탁의 의미를 담은 것은 서로 부담이 되는 분위기다. 눈치 없이 이걸 내놓았으니... 교수님은 정중히 거절해 주셨다. 조금 뻘쭘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했다. 교수님이 마음을 알아 주시겠지.
교수님과 첫 만남의 분위기를 칙칙하지 않게 할 생각이었지만 교수님께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다. 무슨 이야기를 많이 했는지 교수님과 한참을 이야기했다. 물론 보고서의 작성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다. 교수님은 좋은 분이셨다. 학자다움이 느껴지는 교수님의 방에서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며, 교수님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었다. 정말 짧은 인연의 연수생들을 지도해 주시는 마음이 지식을 공유해 주시려는 좋은 선생님이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실수 있는 인품을 느낄수 있었다. 교수님은 이후 일정을 잘 들어주셨고, 응원해 주셨다. 좋은 분과 인연을 갖게 되어 좋은 하루였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극화의 비극 (0) | 2021.10.11 |
---|---|
한글, 우리 생각을 담는 글자 (0) | 2021.10.10 |
2021.10.3. 블로그 글쓰기를 다시 열심히 (0) | 2021.10.04 |
아프칸 특별 기여자 입국-의리있는 대한민국 화이팅! (0) | 2021.08.26 |
인공지능 시대의 기대와 두려움 (0) | 2021.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