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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부

100일 글쓰기 워밍업

100일 글쓰기를 시작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돌아가신 아빠 이야기, 매일 나와 만나는 사람들, 오늘 나를 힘들게 했던 나 자신,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잡아두고 싶었던 여행의 여운 등 일상을 살아내면서 겪는 수많은 독백을. 그런데 매번 쓸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깔끔하게 풀어 놓지 못하는 벽 같은 것이 있다. 나는 글을 멋지게 쓰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더는 미루고 싶지 않아 100일 글쓰기 강좌에 도전하게 되었다. 꾸준히 쓰는 연습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낼 수 있는지 배우고 단련하려고 한다. 내 안에 있는 생각들이 허공에 질러대는 공허함이 아닌 사람들과 맞닿아 있는 공감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걱정이 된다. 곰과 호랑이가 같이 쑥과 마늘만으로 백날을 견디라고 한 약속에 호랑이가 고작 삼칠일도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듯이 나도 곰도 못 되보고 그냥 호랑이가 될까봐. 그래도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곰이 사람이 된다는 그 얄궂은 희망을 마음에 품고 욕심 부리지 않고 100 날을 기다리며 조금씩 사람이 되어가기를 빌었듯이 100일 글쓰기를 도전한다. 나는 사람이 되는 곰이 될 수 있을까? 자꾸 의문이 생긴다. 100일 간 백지와 나와의 싸움이 행복해지도록 주문을 걸어본다. 그리고 잘 견뎌낸 나를 떠올려 보며 도전의 끝에 어떤 내가 되어 있을지 상상해본다. 먼 여행을 준비하듯 설레는 두근거림과 함께 두려움이 스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