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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왜, 나는 항상 을인 거 같지?

나이 먹으면 뭐가 좋을까 몇번 생각해 봤지만 그다지 좋은게 별로 없다. 그렇다고 젊어져서 다시 이 험난한 삶을 다시 살아볼거냐고 제안한다면... 그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나아가 깡패란 말은 옛날 말이다. 정말 옛날 얘기인 듯하다. 

 

올해 옆자리에 온 동료는 젊고 아직은 육아문제로 바쁜 친구다. 그런데 그 바쁨이 아마도 영향을 주었겠다고 생각하는 데 매우 예민한 사람이다. 나는 자질구레한 일도 자주 말하고 감정도 공감하고 싶은데 슬쩍슬쩍 보이는 그는 효율성이 우선이며 자기 코드가 있다. 그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과 굳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에게 그녀는 너무 어려운 동료다. 그래서 그녀를 배려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말을 걸지 않는다. 침묵속에서 근무하다보니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너무 대면대면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교실에 들어가도 그리 편하지 않다. 문제는 내가 상대하는 대상이 학생이라는 점이다. 성숙해 보이지만 사실 학생은 아이들이다. 세상에 대해 아직 알아가는 나이라서 하고 싶은 것들이 뭔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공부가 어렵고 코로나 이후로 사회적인 거리만큼 서로의 거리를 지키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매번  학생들의 여러 상태까지도  살펴야 하고 왠지 눈치를 보는 기분이 든다. 

 

집에 오면 다시 딸의 눈치를 보게 된다. 오늘은 또 무슨 열받는 일을 겪지는 않았나. 시험 기간과 관련되서 예민한 상태는 아닌지 이런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나이먹고 갱년기 되어간다는 데 여전히 이곳 저곳의 눈치를 보며 마음 편하지 않는 날을 보내곤 한다. 

 

물론 나만 그러겠는가 싶지만 타인을 대할 때 조심스럽다는 게 사람 사이의 거리를 반대로 멀어지는 것 같다. 이것이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보고 개선을 꼭 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