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3년 익산에서 김장 2023.11.26.(일) 올해의 김장을 어제 했다. 사실 올해 김장을 해도 주로 먹는 시기는 2024년이니 마치 연말에 가수들이 콘서트를 연말과 연초에 걸치듯이 올해의 김장도 2023~2024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엄마 연세가 김장을 거뜬히 하실 수 있는 나이를 넘어선지 오래다. 하지만 올해도 엄마는 뒷뜰에 채소를 심의셨고, 거기에 김장용 배추를 예쁘게 기르셨다. 덕분에 엄마 배추로 담그는 김장을 하게 되었다. 은행을 은퇴하고 청양에 자리를 잡으신 막내 외삼촌이 엄마한테 다녀가시며 배추를 절여주셨고, 큰동생과 둘째 동생이 금요일에 와서 일을 도와주어 김장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금요일 일을 마치고 운동까지 다녀온 뒤 엄마한테 향하는 게으름뱅이가 가장 덕을 보게 되었다. 새벽부터 엄마를 도와 아침밥을 준.. 더보기 어린 꼬막에게 미안 장보기를 했다. 분주한 마켓 안에는 갖가지 물건을 할인한다는 마이크 소리가 시끄럽다. 그중 꼬막을 할인한다는 말이 귀에 꽂혀 수산물 코너에 갔다. 사람들이 좀 적은 시간에 가서 꼬막을 바로 만날 수 있었지만 순간 잠깐 머뭇거렸다. 너무 알이 작다. 아직은 더 자라야 할 꼬막들이 플라스틱 팩에 넣어져 두 개가 한 묶음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써 그 앞에 서는 수고를 아는 듯 수산물 코너의 직원 아저씨가 가격표를 붙여 나에게 건넸다. “많이 담았어요.”라고 말한다. 집에 돌아와 저녁 때 꼬막을 삶았다. 양은 적지 않았지만 꼬막을 까면서 남편도 한마디 한다. “너무 작은데” 맛보다 미안함이 있었다. 저녁으로 꼬막을 먹었다. 인간이란 참... 더보기 성당 청소 주일에 성당에 나가 미사를 보지 않은 지 한참되었다. 마음 한켠에 무직하게 자리한 그 신경쓰임에 대한 어떤 반응이었는 지 구역장에게서 토요일 성당 청소를 같이 하자는 메시지를 받았다. 할 일이 많은 이때 잠시 망설였지만 신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것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다. 하느님이 '사랑' 그 자체임을 알면서도 세상의 이치로 주고 받음에 대해 판단하고 있다. 불성실했던 나의 신앙 생활에 대한 면피를 위해 성당 청소에 나갔다. 역시나 나이가 지극하신 분들만이 청소에 참여한다. 젊은 사람들은 따로 청소를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50대 60대 70대 분들 여덟이 모여 성전을 쓸고 닦았다. 구석구석 먼지를 털고 깨끗한 자리를 다시 닦으면서도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을 마음을 담아 기도하며 청소를.. 더보기 오늘 나의 일상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선택해야 할 때 고민이 깊어진다. 수 없이 많은 경우에 수를 고려하게 되고, 가능한 일부터 거의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렇다. 가구나 옷을 고를 때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생길 때도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선택 장애를 경험한다. 선택지가 단순해도 결정에 순간까지 선뜩 뭔가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선택하고 나면 그간 많았던 고민을 쉽게 잊는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일 때는 더욱 그렇다. 엊그제 지금 있는 직장에 남을 것인가 다른 곳으로 옮겨서 근무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해서 어려운 일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팔자가 그런지 옮겨가든 남든 쉬운.. 더보기 생각을 바꾸기로 했어 이번 달부터 맡고 있는 업무에 집중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중요한 일들이 속속 진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힘들고 정신없음이 싫어 마음에 불평이 자리잡고 있으니 더 기분이 상한다. 어제저녁 야근을 하면서 이 일에 좋은 점을 찾아 보았다. 아침에 일어나 공기가 달라졌는데 그것이 실감 나게 와닿지 않는다. 바쁘다는 것은 그런 면에서 좋다. 세상이 어떤 변화를 거쳐감에도 좀 둔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계속 건축 도면을 보았다. 잘 모르는 것들을 새롭게 알아간다는 점을 굳이 들자면 장점이다. 이번 맡은 업무가 공간을 바꾸는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일이다. 건축도면을 진심으로 열심히 보고 있다. 혹여 공사비가 크게 들어가는 일에 놓치는 게 있을까 작은 글씨도 보고 있다. 작년에 비해 많이 오른 공사비에 여러 요구.. 더보기 치사하다 직장 생활은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다짐을 하며 마음에 상처를 피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과부 사정은 과부만 안다. 홀아비가 알 것 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마음이 종지 그릇 같아서 사람 관계에서 서운함을 가질 때가 종종 생긴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지만 내일도 당연히 열심히 일할 것을 요구 받으면 세상 싫어진다. 벌써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내년에는 지금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전출을 해야한다. 이제 옮겨가야할 곳을 알아봐야 하는데 쉽지 않다. 업무량은 줄지 않는데 옮겨가고 싶은 곳에서도 만만찮은 일을 해 내야 받아줄 요량이라고 말을 전해 들었다. 지금도 일하는 데 더 격결하게 일하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참으로 먹고사는 문제라서 치사하지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본다. 친하다고 생각하.. 더보기 엄마의 구릿빛 얼굴을 뵙고 가을 속으로 깊게 이끄는 비가 내리기 전에 얼른 시골에 다녀왔다. 오늘은 종일 내린다. 여름 비 못지않은 많은 양의 물줄기가 오락가락한다. 다행히 어제 익산에 다녀오는 길은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아서 좀 수월했다. 다만 엄마 얼굴을 너무 짧게 보고 와서 아쉬움이 생긴다. 요즘은 엄마가 항상 그만그만하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이제 80을 바라보는 나이라서 한 해 한 해 조금씩 더 늙으실까 걱정인데 엄마는 항상 같은 모습인 것 같아서 안심이다. 올 추석에 엄마한테 다녀오지 못했다. 우리 가족이 모두 코로나에 걸려 집안에서 앓는 바람에 익산과 대전으로 부모님 뵈러가는 일을 접었기 때문이다. 그 뒤에 코로나 후유증으로 며칠을 앓고 났더니 급기야 엄마가 얼굴 보러 한 번 다녀가라고 먼저 말씀하셨다. 코로나 뒤.. 더보기 작은 칭찬의 말이라도 월수금 운동을 한다. 집 앞에 있는 체육관에서 '토탈 바디핏' 이란 운동이다. 처음 이 운동을 시작할 때 무척 난감했다. 나는 뭐든 배울 때 앞으로 간다. 학교에서 뒷줄에 앉은 아이들보다 앞줄이 훨씬 배움에 있어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눈을 더 마주치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다. 이 버에도 그러려니 하고 과감히 앞줄에 서서 운동을 했는데 그다음 시간부터 뒤로 옮겼다. 이유는 선생님이 나의 자세를 계속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운동을 할 때 자세가 잘못되면 운동 효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다칠 수 있어서 주의주는 것일 텐데, 그 말이 처음에 지적처럼 느껴졌다. 앞 줄에서 운동하는 게 마치 본보기로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 잘 알면서도 이렇게 느낄 정도이니 적응이 안된 다른 ..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