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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요즘 학교는 안녕하지 않은 것 같다

어제 2023년 대입을 위한 평가원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되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된 시험은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 마치는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험이었다. 졸업한 재수생들도 소수이긴 했지만 학교에 와서 조용히 시험을 치르고 갔다. 여전히 인문계 고등학교는 대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고등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나로서는 최근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펜데믹이라는 코로나 상황을 잘 이겨내고 정상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고 하지만 사회 곳곳에 상처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4회 송진숙 2022.9.1.(목) 1시 22분

고3 교실에서 왠지 느껴져야할 기장감이 많이 사라졌다. 시험을 끝까지 인내심 있게 치르는 학생이 과거에 비해 많지 않았다. 원래 수학 시간에 많이 힘들어했지만 군데군데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도 많았다.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겠지만 9월 모의고사에 이렇게 빈자리가 보이는 것은 뭔가 많이 달라졌다는 증거다.

 

하루 종일 학생들의 시험 시간에 맞춰 감독을 들고나며 너무 일찍 학기말의 모습 때문에 걱정이 되었지만 곰곰히 생각하니 과연 나쁘기만 할까 생각되었다. 경쟁만이 존재할 법한 교실은 이제 너무 전전긍긍하지 않는 쿨한 학생들이 많아졌고, 학교에서 지식을 독점한 선생님의 말이 절대적이었던 시절도 이렇게 지나갔다. 선생보다 열 배는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고 공부보다 개인의 재능으로 다양성이 중요하다지만 학교는 너무 빨리 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구 절벽이라는 말이 실감 나게 아이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어쩌먼 이 아이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래서 내가 더 혼란스러웠다. 단순히 직업이라서 가르치는것 뿐만 아니라 항상 자부심 속에는 우리의 미래를 기대하며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곤 했지만 이제는 다른 국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나만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서 더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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