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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성장하기

큰 아이의 미국 유학 카운트 다운

큰 아이의 미국에 갈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작년 겨울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아이의 유학에 대한 준비가 마무리되었고 이제 실행과 호진이의 새로운 출발만이 남았다. 가끔 물어보면 걱정이 묻어나는 대답이 돌아온다. 왜 걱정이 되지 않을까. 이제까지 부모의 그늘 밑에서 세상이었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다.

 

유학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단계를 순서대로 밟아가는 우리나라에서의 대학진학도 고민이 많은 데 낯선 곳으로의 도전이 쉽지 않았다. 호진이가 먼저 선택한 것도 아니었다. 오랜 우리 가족의 계획이었다. 호진이는 대학 휴학계를 곧 내게 된다. 대학 생활을 즐겨보기도 전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작년 5월 전에 아이의 학교 내신 성적을 알아보고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을 같이 알아봤다. 연고가 없는 상태로 알아보는 일이라 유학원에 문의를 했고, 절차에 대해 이해를 했다. 그리고  아이와 상의를 했고 두 가지 진학에 대해 병행해서 진행했다. 덕분에 아이는 7월 8월 방학 기간에 토플을 공부했고 토플에 응시해야 했다. 대신 대학은 내신 성적만을 적용하는 수시로 결정했다. 요즘은 대학에서 정시 비중이 늘고, 심지어 수학능력 고사의 일정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이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어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수능 공부를 아이의 친구들이 시작하고 있었다.

 

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에세이를 작성해야 했고, 기타 서류들이 많았다. 하나하나 스스로 해결해야 했지만 아이가 시간이 없어 남편이 동분서주 했다. 학교 서류를 처리하고 에세이를 작성하고 아직 미국식 에세이에 익숙하지 않아 여러 사람의 손을 빌려 작성된 에세이를 점검해야 했다. 언젠가 이런 경험이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결국 진리는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이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고등학교에서 아이의 성적이었다. 중학교에서 우수하다고 인정받았던 아이의 성적이 고등학교에서 발휘되지 않았다. 너무 잘하는 아이들과의 치열한 경쟁은 아이를 미리 힘들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가능성이 있지만 자신감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듯해서 안타까웠고 이것이 성적으로 반영되는 것 같았다.

 

학교의 내신 성적이 결국은 중요했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보니 생각보다 대안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이 유학에 많이 뛰어들었다. 솔직히 사람들이 제도를 이용하는 수준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좋든 싫든 제도가 만든 단위의 교육과정을 헤쳐간다는 것은 아이가 사회 적응력이 높다고 여겨졌다. 이유는 이런 대안 학교보다는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 공부하는 일이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즉 그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더 유리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내 아이 에게는 유리하지 못한 점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 

 

그사이 아이는 대학에 다녔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풀린 상태가 아니어서 몇 개의 수업은 비대면이었고 그나마 대면 수업을 학교 기숙사에서 다니도록 했다. 아이의 학교는 최상위 레벨의 대학이지만 여거서 자신의 시야를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던 터라 미국 유학을 진행시켰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 서류를 보냈고, 결과적으로 올해 초까지 (2월까지 ) 대학이 정해졌다. 결국 미국의 리버럴 아트 칼리지에 가기로 했다. 제정 지원도 필요했고, 기타 여러 과정이 섞여있다. 학교에서 보내온 서류를 기반으로 학교에 등록하고 비싼 등록금도 송금했고, 미국 비행기표를 끊었고, 학생 미국 비자도 받았다. 

 

이제 짐을 싸고 준비가 들어가야 한다. 

이게 아이에게 더 비전을 열어주는 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부모인 우리가 느껴보지 못한 시대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세상을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기를 바란다. 그것이 꼭 외국이어야 미국이어야 하느냐란 질문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지만 아마도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지만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사는 아이에게 부모로서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의 총체가 우리에게는 이런 것일지 모르겠다.

 

아이를 믿는다. 장소가 어디건 자신이 스스로 해쳐나갈 세상을 직시하고 잘 나갈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내가 받고 싶었던 기회를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진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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