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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부

나는 이장면 반댈세

공포는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집단적인 히스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어제 오늘 사람들의 귀를 쫑긋하게 하는 뉴스는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뭐든 신종을 좋아하던데 이번만큼은 아닌 것 같다. 계속해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바이러스 사태에 각 국은 중국 우한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을 귀환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우한 거주 동포에게 귀국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는 뉴스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뉴스가 담아 보여 준 장면은 실망스러웠다. 농기계로 길을 막고, 요즘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극히 꺼려함에도 집단으로 모여 귀국자들의 임시 보호시설로 지정된 지역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다.

 

그 장면은 인간의 공포심이 만든 참으로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자신의 희생이나 포용은 없었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너희 동네가 아니니까 그러말 한다라고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 위험이 닥치면 누구라도 나를 외면하고 손 내밀어 주지 않을 것 같은 모습에 무서웠다. 진짜 무서운 것은 사람에게 배척당하며 마치 그들이 모두 전염병 감염환자나 좀비 취급을 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러면서 두 가지의 사건이 동시에 떠올랐다.

 

하나는 서울시가 양천구에 장애인 학교를 건설하려고 하자 지역 주민들이 공청회장에서 강력하게 반대하던 장면과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되돌아온 환향녀(화냥년)가 생각이 났다. 사람들의 몰이해와 이기심은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어릴 때 화냥년이란 아주 나쁜 욕의 근원이 우리 역사 속에 부끄러운 행위였다는 것을 고등학교에 가서야 알았다.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것은 서로의 이해와 배려, 존중, 연민과 같은 인간이니까 가질 수 있는 이타심으로 서로를 감싸 안았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냉정함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있다. 이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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