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보고 왔다. 자정 무렵에 시작한 영화는 새벽이 되어서 끝이 났다. 심야 영화는 사람이 많지 않아 집중하기 좋다. 극장이라는 공간이 나에게는 판타지가 시작되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행 기차가 들어오는 9와 3/4역’처럼 말이다. 그런 곳은 왠지 축제가 열리는 거리처럼 들뜬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심야 영화를 위한 극장 로비 안은 조용히 키오스크만이 스크린을 요란하게 바꾸며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상영시간에 임박하게 들어와 뭘 먹고 싶지도 않아 물만 한 병 가지고 들어갔다. 조용한 상영관 안 이미 표를 살 때부터 좌석의 여유가 많아서 좋았다. 혼자서 몰입하여 보기엔 딱이다. 뒷자리 가운데 앉아 영화를 감상했다. 퀴어 영화는 처음인데 어렵거나 난해한 영화도 아니어서 좋았다. 특별한 감정이 솟구치기 전에 영화의 여운이 조용한 파장이 되어 오랫동안, 멀리 가는 느낌이었다.
영화 장면도 좋았다. 파도가 이는 해변의 풍경과 두 배우의 강령한 눈빛이 부딪치는 장면들도 멋졌다. 그리고 정말 보면서 영화 ‘아가씨’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영화적으로 다르게 보았다. 내 취향으로 보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더 좋았다. 조만간 영화 리뷰를 쓸 생각이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려야지...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감상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극장에서 저처럼 심야에 혼자 조용히 보시는 거 어떨까요?
'글쓰기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군요. (0) | 2020.01.29 |
---|---|
우한 패렴에 긴장하는 세계 (0) | 2020.01.27 |
연말정산 (0) | 2020.01.21 |
해매는 자 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0) | 2020.01.21 |
어려운 신조어 줄임말 (5) | 2020.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