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와 함께 시대를 개혁하려던 정신을 왕의 죽음과 함께 묻어버린 정약용의 사색의 글을 읽으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었습니다.
“不愛君憂國非詩也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不傷時憤俗非詩也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개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非有美刺勸徵之義非詩也"
아름다움을 아름답다, 미운 것을 밉다하며,
선을 권장하고 악을 징계하는 그런 뜻이 담겨 있지 않은 내용의 시는 시라고 할 수 없다.
이 내용이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 멋진 걸오의 대사로 다시 태어나 학자 정약용을 다시 조명하게 해서 기억에 있던 시였습니다. 본래 이 시는 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에 있던 글입니다. 여느 아버지처럼 귀향살이로 인해 자식을 걱정하던 아버지의 여러 근심과 세상에 경계해야할 것들을 세세하게 편지에 적어보내며 자신의 평소 생각을 드러낸 글입니다. 유배지의 편지는 대부분 두 아들에 대한 걱정과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아비로써 가장으로써 걱정이 묻어나는 글로 시대를 걱정하던 정약용 자신에 대한 글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부분부분 자신의 뜻을 다 받들지 못하는 두 아들에 대한 엄청난 잔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요즘 부모님과 많이 다르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의 생각에 부분부분은 참으로 시대를 앞질러 가고 있음이 보입니다.
둘째형인 정약전은 같은 시기에 흑산도에 유배되는 데 이때 두 형제는 자주 서편으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았던 것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특히 학문적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형제는 서로 생각한 내용을 적어 서편으로 주고 받는데 이때 양잠에 대한 자신의 소견과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 성경지도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지도제작법과 우리나라의 강역에 대해 요동 지역과 백두산 지역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의 실학서와 정조무렵의 시대상이 매우 잘 드러나 교과서에서 배우던 정약용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의 학문의 여러 부분은 깊이 글을 읽고 사색할 수 있었던 귀향기간이 학문연구 기간이 었던 것 같습니다만 시대를 두루 살필줄 아는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학자가 아쉽게 초야묻혀 있던 점은 아쉬움이 되고 마네요.
시대를 먼저 살아간 사람으로서 앞선 생각과 학문으로 시대를 바로 알고 가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지금 읽고 있는 책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란 책을 통해 다산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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