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지각을 해서였던 거 같은데 하여간 멘 뒷자리 선생님 눈에 전혀 안띄는 자리를 떡 차지하게 되었다. 그때 내 짝이 되었던, 지금은 이름이 가물한 친구가 반이 되어서 처음 이야기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좁은 교실에 그때는 50명 좀 넘었던 거 같은데 그때 짝이 된 후에야 겨우 서로 이야기를 좀 나누었던 친구가 학교를 싫어했었다. 지겹고, 매일 이것저것 하라고 시키기만 하고...난 그애 한테도 놀랐다. 난 그냥 부모님 말 잘듣고, 학교는 당연 다니는 거고, 학교가 재밌는 곳은 아니었으니까 그냥 그렇지 뭐하는..난 좀 비판의식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나도 좀 그런게 불만이었지만 다 그렇다고 생각하고 그냥 대학만을 생각할 때 친구는 학교 자율도 땡까고 잘 도 나다녔다. 한편 부럽고 한편 궁금했던 시절..그때 이놈의 자율학습인지 뭔지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고, 하기싫었고, 재미없었다. 그러다가 학교 합창 경연대회 때문에 학교에서 좀 떨어진 대학교 근처에서 복사할 일과 준비물 때문에 친구랑 밖에 나갈 일이 있었다. 솔직히 그때 많이 놀랐다. 왜냐면, 내가 학교에 얽매여 정신없이 학교만 생각하고, 눈에 쥐나게 책봐야 할 시간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어린 맘에 세상은 나없이도 돌아가고, 세상은 내가 아는게 전부다는 아니겠구나 싶었다.
지금... 그런 걸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세상는 학생들한테 그런 걸 원하는 거 같다. 어제 친구가 중학교에 있는데 서울에서는 중학교 학생들도 여름방학에 방과후 학교로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교과교육을 방과후로 하는 거니까 결국은 고등학교의 보충수업과 같다. ..뭔놈의 나라가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공부 못하면 뭔가 모지란 사람 취급하게 하나..고딩때 내가 대학에 가고 어른이 되면 이런 어리석은 야자는 없어지겠지 했는데, 안되네...
적어도 학교 다닐때가 좋았어 이런 말은 어른이 된 다음에나 할 말인지 모르지만 왜 우리는 현실의 힘겨움을 그렇게 미래만 믿고 달래며 사는지 원...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자가 아니라, 애들 숨통을 틀어쥐는 거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지금 고3이다. 3월부터 의욕은 앞서나 몸이 여름에 햇빛에 놔둔 배추처럼 늘어지는 녀석들을 혼도 내고, 달래도 보고, 위로도 하며 한 학기를 보냈고, 그러면서 점수가 안나와서 나름의 고민을 하는 안스런 눈빛도 보았다. 한편 안스럽다. 때로는 혼내고 있지만...
어른이 되는 거는 이렇게 쉽지 않은데..너무 어린 나이에 지치게 만드는 세상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의도의 사람들이 좀 밉다. 그냥 공부하는 게 즐거운 애들을 보고 싶고, 앎이 나에게 미래를 보장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으로 살 중요한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나한테 힘들 주는 그런 배움의 장이 되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애들도 커가면서 중학생인데도 밤 10시 넘겨 공부해야 되는건 기본이고 때에 따라선 1시 2시를 넘기는 인내를 경험해야 하는 게 행복은 아닐터인데...공부가 정말 즐거울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그런 학생이 되었으면.. 이상하게 이상주의자가 되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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