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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성장하기

나의 모자람이 너무 안타까운 날들..

고3 큰아이가 이번에 수능을 보는 기간에 내내 집에 있다가 학교로 돌아갔다. 수능 시험 앞뒤로 고민이 많았던 아이가 그래도 웃으면서 돌아간 것은 어제 논술을 치렀던 학교에서 합격 소식을 받았기 때문이다. 표현을 잘 하는 아이가 아니라서 마음이 어떤지 잘 짐작하지 못했고, 나역시 지나칠 만큼 아이의 섬세한 감정을 잘 읽지 못하는 바람에 지나고 나서 후회를 하곤하는데 이번에도 아이가 많이 걱정했을 텐데 그냥 무덤덤하게 보냈다. 나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세심한 감정을 위로 받거나 인정받아 보지를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학습되지 않은 습관이어서 그런지 나도 아이들의 작은 변화를 잘 잡아내지 못한다.

 

수시로 원서를 넣었던 대학의 불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평범한 하루인 척 보냈다. 하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뭘 어떻게 표현할까... 그냥 감정을 내버려 두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제 합격 소식을 받고 아이가 큰 소리로 전화를 하는 것을 들었다. 계속 불합격 소식을 듣고 불안해 하던 아이가 드디어 숨을 쉴수 있었나보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아이가 많이 불안해 했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지만 아이는 많이 무서웠던 것 같다.

 

문제는 부모인 나인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일에 너무 소극적이어서 상처를 받는 것 같다. 인정 받고싶은 나이인데 나는 때로는 너무 낌새로 채지 못한다. 그서운함이 아이에게 생처가 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그런데 내가 그런 관심을 잘 받지를 못했다. 바쁜 엄마와 아빠는 내가 하는대로 그냥 놔주셨다. 그래서 사실 자유로웠고 내가 결정할 것들이 많았지만 한편 두렵기도 했다. 그런 것을 되짚어 생각하니 기억이 난다. 나는 그런 일에 꼼꼼하지 못하다.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