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것은 어딘가 숨어있는 역마살이 슬그머니 나를 깨우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오후부터 비가 내려서 곱게 물든 단풍을 마구 떨구어 내고 있었다. 저녁부터 쌀쌀해진 날씨는 겨울을 데리고 오나보다. 가을이 이렇게 물들어 가지만 여행은 어려울듯싶다. 호진이가 학원에 다니는 어느 순간부터 어딘가로 쉽게 가족이 여행을 가기가 어려워 졌다. 이렇게 사는게 좋은 삶인지 뒤돌아 보게된다. 그래서 묵혀둔 사진을 꺼내서 가을을 추억해볼까...
2013년 호진이 예림이가 같이한 내장산 여행이다.
지금도 내장산엔 단풍이 고울 것이다. 가끔 꺼내서 볼수 있는 이 사진들이 고맙다.
시간을 멈추게 하고 싶은 그런 순간 이렇게 사진이 있어서 너무나 경의롭다. 내장사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2013년 단풍이다.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그라데이션, 단풍나무의 잎이 너무나 고왔던 내장산 그 숲길을 아이들과 함께 걸었다.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가을 단풍을 원없이 보았던 그 시간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그날 여행을 끝내고 남원역의 전봉준 장군 동상앞에 섰다. 남원은 춘향과 몽룡의 사랑과 신분 극복의 이야기도 있지만
신분을 극복하고 사람으로 살기 위해 낮은 위치에 선 사람들이 힘겹게 저항하던 고장이기도 하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뜻도 이해하리라 생각하면서 한장을 남겼다.
지금은 알까? 호진이가 얼마전에 수행평가로 조선후기의 실학 사상가에 대한 과제를 하는 것을 보았다.
앎이 늘어나면 그 뜻을 마음으로 알게되는 지, 나는 그랬는지 생각해본다.
2013년 11월 3일 아이들과 내장산가는 기차 여행을 떠났다. 경구씨는 그때도 바쁘게 지냈다.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주면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것 같다. 혼자 누리는 자유로움이 그에게 매우 달콤했나보다.
추억이 없는 인생이 난 무서운데...
호
호진이가 3학년? 4학년 무렵이다. 그때는 너무 잘 웃는 아들이었는데
사춘기를 지나는 지금은 잘 웃지 않고 그 이쁜 미소를 뭐에 쓰려고 그러는 지 아낀다.
아침 일찍 출발한 기차가 남원역에 데려다 주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내장산 공원에 들어서면 풍악을 우리는 요란한 음악과 함께 관광객을 기다리는 상인들로 부적인다.
지금은 얼굴이 조금씩 변해서 어릴때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아 아쉽다.
이쁜 우리 예림이 옛날 사진
저 계곡을 따라 난 길을 한걸음 한걸을 걸어서 내장사로 올라간다.
호진아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들
지금은 많이 자라서 예전 같지는 않지만 선한 눈빛이 이쁜 자랑스런 아들
예림아 단풍보다 네가 더 이뻐
드디어 내장사에 도착했고, 다리가 많이 아파서 호진이와 예림이가 고생을 조금 했는데도 여전히 잘 웃었는데
그때는 이랬구나
개구쟁이 아이들 이렇게 마냥 어리던 너희들이 이제는 사춘기를 넘어가는 구나
반갑다, 꼬마 호진이 예림아.
항상 든든하고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마워
가을 여행 추억 끝. 나도 다시 내장산으로 여행한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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