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어제가 입춘(立春)이었다. 그런데 오늘 강추위로 입춘 절기가 무색해진다.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일주 운동을 하는 궤도를 황도라 하는데 황경(黃經) 315도일 때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소개되어있다. 그런데 봄 소식을 전하기에는 어제 오늘 날씨는 강풍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 추워~~)
시베리아에서 차가운 북서풍이 한반도로 밀고 들어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이 강해서 체감하는 온도는 더 낮다.
하지만 무서운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내가 있는 수도권의 날씨는 맑다. 어제 저녁 운동갈 때 찬바람이 서늘하더니 하늘에는 별도 보이고, 맑아진 하늘이 보기 좋았다. 이럴 때 이상하게 윤동주님의 서시가 떠오른다.
이 찬공기의 정체는 우리나라에 상공에 제트 기류가 북극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데 그 흐름의 일부가 내려온 것이다. 상층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다보니 평상시 겨울날씨보다 더 춥고 대륙쪽 지상에서도 찬 공기로 인해 기압이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바다는 기온이 높아 저기압이 생겼다.
큰 기압차로 인해 찬바람이 아주 쌩쌩 한반도로 밀려오고 바람도 세차게 분다. 해상 날씨는 전 해상 파고가 높다고 한다.
대신 서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찬 북서풍이 통과할 때 바다의 습기를 ~~흡읍하고 바람(공기)이 빨아드려 우리나라 서해안에 습설(濕雪)을 내리고 있다. 그래서 충남과 전라도 서해안은 눈이 많이 온다고 한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 주자 발생한다. 아는 동생이 겨울에 군대 갔는데, 강원도 아니라서 겨울을 안심하고 있다가 고창 부근의 군대에 배치 받고는 눈이 강원도보다 많이 온다고 투덜댔던 기억이 있다. 요맘때 고창 선운사에 가면 눈 많이 오고, 어떤 곳에서는 좀 이르지만 동백꽃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강추위가 며칠은 있겠지만 조금씩 나이질 것이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찬 바람은 공기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여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섞일 것이고 약해진 고기압의 틈을 주변의 온화한 공기가 채울 것이다.
세상 이치가 이렇다. 입춘이라는데 이렇게 추워지니 봄생각이 지금은 나지 않겠지만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해가 지나는 고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집이 4층이라 이번 겨울 내내 베란다 식물들이 덜덜 떨었다. 봄에 노란 꽃을 약속한 난은 얼어서 잎이 모두 떨어져버렸다. 하지만 추위가 가고 곧 온화한 공기가 어느새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자꾸 봄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날씨를 소개하는 케스터들이 오늘 새벽에 나가 생 달걀이 어는 날씨라며 소개했다. 오늘도 추운 곳에서 혹은 그런 날씨를 뚫고 열심히 사는 모두가 찬 날이 지나가면 따뜻한 날도 온다는 것을 서로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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