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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 사태 장기화

중국, 티베트 사태 장기화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넷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의 유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중국군이 강경 진압한 이후 시위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인데요.

티베트의 중심도시 라싸와 티베트 인근 칭하이성 등지에는 대규모 중국군 병력이 속속 진주하고 있고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검거 선풍이 이어지면서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베이징 최창근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최 특파원, 먼저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답변 1>

네, 갈수록 확산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라싸에서 시작된 시위는 칭하이성과 간쑤성, 쓰촨성 등 중국 서부 내륙 지역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대학가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망명정부 관계자는 이번 시위는 승려들이 주도했던 다른 때와는 달리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신들은 장갑차와 중무장한 병력이 이들 지역으로 계속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총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정도로 시위양상이 격해지고 있고 사상자도 계속 늘고 있어 숫자를 밝히기 어려울 정돕니다.

<질문 2> 중국에는 소수민족이 많은데요, 이렇게 티베트 문제가 유독 불거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 2>

네, 티베트 문제에 대해 중국과 티베트간의 시각차가 워낙 큽니다. 티베트인들은 오랫동안 독립국을 유지해 왔고 역사와 문화, 종교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의 통치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했고 티베트의 고유 문화와 종교를 말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건국초기에 비교적 유화적이던 소수민족정책을 폈던 중국은 개혁개방 성공 이후 변경지역의 소수민족을 상대로 역사와 문화를 중국 것으로 통합하는 조처를 실시했습니다.

티베트에선 불교문화를 부정하며 이른바 서남공정을 실시합니다. 티베트의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통합을 더 강조하면서 마찰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6년에 개통된 칭짱 열차는 티베트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4000미터이상의 고산지대라 접근이 쉽지 않았던 티베트에 한족이 몰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밀려드는 한족 때문에 티베트인들은 종족보존 자체를 염려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질문 3>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중국의 대처가 아주 강경한데요, 그 배경은 뭐라고 보십니까?

<답변 3>

중국은 티베트지역이 원래 영토로 지난 51년에 통치권을 회복한 곳이라 주장합니다.

이번 사태는 내부문제로 중국을 분열시키는 폭력적 범죄행위로 그 배후에는 달라이 라마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민족국가인 중국은 이번 사태가 잘 못되면 신장 위구르 등 또 다른 분리 독립 운동의 도화선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엔 티베트족이 약 250만 명, 위구르 족이 1800만 명, 만주족은 1100만 명, 몽골족은 400만 명이나 되는 등 55개의 소수민족이 있습니다. 티베트는 또 중국에겐 아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집니다.

중국영토의 4분의 1이나 되고 각종 광물자원 등 엄청난 자원이 있는 복덩어리 땅입니다. 인도와 완충지역으로 광활한 고산지대에서 무기 개발 등 각종 비밀스런 일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곳이기도 합니다.

<질문 4>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세계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답변 4>

네, 문제는 평화적 해결이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중국의 진압방법이 그래도 그 전보다 나아진 것은 올림픽 때문입니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인민 전쟁'에서 '생사를 건 투쟁'이라며 갈수록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국제여론을 감안해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습니다.

<녹취> 원자바오: "그들이 독립요구를 포기한다면 그들과 대화의 문을 열려있습니다."

현재로선 대화로 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에게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라싸 등 국내시위야 진압할 수 있겠지만 해외에서 일어나는 동반시위는 막을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무력 일변도의 해결책은 국제적으로 올림픽 개최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평화적인 해결에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과 인권단체의 반중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선에 그치고 개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경제대국인 중국의 힘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5> 방금 말씀하신대로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겠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5>

네,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의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입니다.

티베트사태로 중국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려던 베이징올림픽은 빛을 잃게 됐지만 미국이 참가 하는 등 그런 대로 치러질 것입니다.

그러나 개막식 등 일부엔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화 봉송도 예정대로 오는 24일 그리스에서 채화돼 세계 여러 도시를 돌게 됩니다.

5월 4일부터는 중국에 들어와 티베트와 에베레스트 산을 거치게 됩니다. 이 때 해외 여러 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됩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국제] 최창근 기자
입력시간 : 2008.03.23 (1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