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 나의 일상

먼바다 그랑카나리아 2022. 11. 1. 23:30

무엇인가 중요한 일을 선택해야 할 때 고민이 깊어진다. 수 없이 많은 경우에 수를 고려하게 되고, 가능한 일부터 거의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렇다. 가구나 옷을 고를 때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생길 때도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선택 장애를 경험한다. 선택지가 단순해도 결정에 순간까지 선뜩 뭔가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선택하고 나면 그간 많았던 고민을 쉽게 잊는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일 때는 더욱 그렇다. 

 

엊그제 지금 있는 직장에 남을 것인가 다른 곳으로 옮겨서 근무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해서 어려운 일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팔자가 그런지 옮겨가든 남든 쉬운 일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어느 직장이나 스트레스가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감당할 몫은 바로 자신이다. 나는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래 봤자 지금 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그래도 초반에 매우 어려울 것이란 걸 짐작하고 옮기로 했다. 결국 선택의 여지는 없다. 산다는 것은 치열해야 한다고 믿는데 내 입장에서는 항상 치열하다. 그래서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남은 기간까지 지금 있는 직장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어디에 가든 내가 어떤 일을 대충하고 나면 분명 후회가 남을 것 같다. 몸도 지치고 머리도 복잡해서 세상일이 모두 대충이었으면 좋겠지만 세상살이가 대충은 없는 것 같다. 야박하게라도 나한테 주어진 것들의 대가를 반드시 원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었는데도 세상 무엇하나 만만하게 없다. 오늘도 야근하고 왔는데 일을 다 마치지 못했다. 일머리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마음이 안 좋다. 결국 조금 더 일을 하고 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