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다짐 아니면 생각
아침 6시, 어둠 속에서 도시의 불빛이 영롱하다. 7시를 넘겨서까지 침대에 있었던 버릇을 새로 잡으려고 조금 일찍 일어났다. 이렇게 어둠과 고요가 차분하고 평화롭다니 좋다. 오늘부터는 시간을 조금 아껴서 생활해보려고 하는데 마음대로 잘 될지 걱정이다. 이제 정말 학교 복귀를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어제는 장을 보고 식구들과 같이 칼국수를 해서 먹었다. 호진이가 미국 대학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가게 된다면 이렇게 주어진 일상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고작 네 식구, 식탁에 앉아도 핸드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다. 무슨 말을 해도 이제는 자신들의 생각이 견고해지고 있어 부모의 말이 쉽게 스며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품 안의 자식이다. 이제 곧 우리의 품을 벗어나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도 각자 자신의 일상을 구축하기 위해 포근한 공간을 빠져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싫지... 싫은 것인지 두려운 것인지 알수가 없다.
마음을 다시 고쳐먹어본다. 방금 옆집에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이 새벽을 뚫고 어딘가로 가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지런하거나 일터를 향하는 비장한 다짐일 것이다. 나도 그들처럼 용기를 내야 한다. 살아가는 일은 용기를 내는 일이다. 그냥 시작된다고 생각하지만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어제의 힘듦을 애써 잊고, 이불속의 따뜻함의 유혹을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또 막상 뛰쳐나가면 그럭저럭 해나갈 수 있다. 그러니 우리가 어쨌든 뭐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라.
달콤했던 날들은 나에게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주는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 멀리 베란다를 넘어 외곽순환도로에 올라서는 차들의 불빛이 줄을 이룬다. 차를 타고 자신들의 일터로 향하는 그들이 하루가 평온하고 만족스럽기를 바라듯이 나의 오늘이 축복되기를 기도한다. 글을 쓰기 위해 너무 조용하게 가사가 의미가 깊은 노래를 틀었나 보다. 자꾸만 마음이 비장해지려고 한다. 아닌가? 내가 자꾸만 마음을 그렇게 무겁게 먹는 것은 아닌가. 그게 아닌데. 사는 것은 그런 게 아니라 가벼워도 되는데... 그래, 마음을 가볍게 그렇게 다짐해도 디는 거다. 작은 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며 피어났다 지고 다시 피어나듯이... 오늘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