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같이 성장하기

부모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건가?

먼바다 그랑카나리아 2021. 11. 7. 23:32

서로 닮은 가족, 서로을 위하는 마음인데 때로는 그 마음이 다 전해지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다. 출처: 엄마는 해녀입니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요즘 내가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보다 무엇이든 더 없었던 시절 자식 넷을 모두 키우셨는지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된다.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그때를 잘 넘기면서 어떻게 키우셨을까? 아이들 둘 모두 고등학생이 되어 다키운 듯하지만, 뭐하나 세상에 쉬운 것 없다는 것을 매일 깨닫는 것 같다.

 

첫째 아이가 고3이다. 나와 남편은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고, 다른 사람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조심스럽지만 고민을 같이 상담도 해주곤 한다. 하지만 나역시 아이의 대학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부모말을 잘 듣던 큰 아이에게 기대가 컸고, 아이는 사춘기 전까지 너무나 잘 따라 주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이의 그 성실함이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이 되기도 해서 나름 욕심과 허영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특목고까지 잘 진학한 아이가 고등학교 내내 쉽지 않게 부모인 우리와 거리가 생겼다. 아마도 거리가 생긴 처음은 중학교 입학할 무렵부터 였던 것 같지만 그때는 사춘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다 그러려니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아이가 고등학교 내내 치열한 내신 경쟁에서 조금씩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 자신이 선택한 학교였고 우리도 자부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고3이 되어 아이가 자신감을 가지고 뭔가를 강하게 원하는 것이 아닌 것 같아 그것이 더 걱정이다. 

 

내가 부모로서 너무 아이에게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닌가 뒤돌아 보게되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 나와 남편도 난감해 하기도 한다.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 갈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아이들이 고 3이 된다고 해서 모두 그렇지는 않는 듯 하다. 여전히 아이들도 자신의 길을 잘 알지 못하고 내심 부모에게 의존하기도 하고 의존하기 싫어하기도 하는 두 개의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다.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정말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과 도전하려는 마음이었는데 그것 조차 너무 성급하고 과욕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시원서를 냈던 학교의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더 살펴야 할 것 같다. 아이에게 대학이 중요한 관문이었기 때문에 아이가 많이 의기소침 해 할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참으로 답이 없는 길을 모두 걸어 가는 것이 삶이라고 하는데 나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그 길을 헤매며 가는 느낌이다. 부족하기만 한 엄마와 아빠인 것 같지만 아이와 우리는 잘 해낼 것을 믿는다. 삶에 충실하게 직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