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 준비를 하며
올봄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설레게 하던 진달래의 잎이 늦은 가을비에 노랗고 붉게 물들어서 더 처연하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은 꽃피던 봄보다 이 늦은 가을의 단풍든 잎들인가 보다. 그 진달래의 가을 단풍처럼 내일 수능을 보는 우리 아이들이 좋은 결과를 맞이하길 바라며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수능 시험장을 만드는 날이다. 온종일 바빴다. 언니들의 시험을 위해 후배들은 교실 대청소를 하고 사물함과 책상까지 모두 깨끗이 비우고 구석구석 닦고 쓸었다. 시험장 설치는 해본 사람만 안다. 신경을 온통 시험에 쏟은 학생을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도록 남은 사람들이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매우 피곤한 하루다.
점심 이후에 방송을 점검하고 혹여 듣기 평가에 문제가 생길만한 것이 있는지 교실 하나하나를 돌며 다시 점검했다. 그 다음엔 감독할 선생님과 시험장 관리를 할 모든 사람이 한데 모여 주의 사항을 다시 읽고 또 읽었다. 요즘은 웨어러블 기기가 많아져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아날로그식 시험장은 더없이 신경을 써야한다. 그러다 보면 시험을 학생이 치르는 건지 감독하는 사람이 치르는 지 헷갈린다. 작년까지 3학년 담임을 하던 어떤 선생님이 올해 감독을 하려니 떨린다며 오전부터 감독교사 유의 사항을 꼼꼼하게 읽었다. 모두 긴장하는 날이 시작된 것이다. 수험생들은 내일이 너무 중요한 날이고 이것을 지켜보는 부모님과 시험 종사자들도 최선을 다하는 그런 날이다.
내일 아침 수능 시험지 수령 담당자는 새벽 4시에 출근을 한다. 그 시간에 일선의 시험장인 학교에 시험지가 배부된다. 수능 시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면 학생들을 맞이하고 5교시까지 시험이 치러진다. 이 날을 위해 수험생들은 힘겨운 날을 버텨왔을 것이다. 모두 좋은 결과를 갖지는 않겠지만 서로 후회 없는 날이 되도록 모두 정성을 다할 것이다. 내일은 우리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