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치솟는 기름 값에 아우성치기는 세계 최강국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일찌감치 대체에너지 개발에 힘써온 미국의 관심은 지금 광활한 영토에 숨어있는 무궁무진한 자연의 힘을 에너지로 바꾸는데 모아지고 있습니다.
황무지를 스쳐가는 바람, 또 사막을 달구는 태양열을 에너지로 바꾸는 현장을 김정훈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해답은 바람속에 있습니다. 친구들, 해답은 바람속에 있습니다."
해답은 바람속에 있습니다. 미국 가요계에 전설을 썼던 국민가수 밥딜런의 히트곡,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 요즈음 캘리포니아에서 황무지바람을 일으키고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바람을 잡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풍력발전기 설치공사가 끝없이 진행되고있습니다. 기공식이든, 준공식이든 풍력발전 행사가 있으면 어김없이 밥딜런의 노래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 사막바람을 타고 오릅니다.
철학적 소재의 노래를 바람이 바로 해결책이라는 뜻으로 옮겨 풍력발전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칼(시에라 풍력발전소장) : "각지에 수만 메가와트급 풍력에너지가 있습니다. 무한정이지요, 와이오밍주의 풍력만 사우디 아라비아 규모입니다."
지금 미국인들의 관심은 자연의 힘을 손실없이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기술개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준공된 45개의 최신형 터빈은 팜 스프링스 일대 13,5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게 됩니다. 그동안 100미터 안팎였던 터빈의 높이는 이번에 150미터 높이로 커졌습니다. 발전량은 날개 길이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크고 높은 발전기가 더 많은 바람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강한 바람을 감당하기위해서는 내구성이 강해야고 첨단장비의 이상유무를 점검하기위한 24시간 모니터체제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써니(엔지니어) : "24시간 통제시스템을 운영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비상이 걸려 즉각 출동해 문제를 바로잡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를 보면 풍력발전의 1킬로와트당 발전단가는 5센트에 이르고 있습니다. 평균 전기세가 1킬로와트당 8.9센트인 것에 비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있습니다.
문제는 초대형 발전 터빈의 제작설치,발전단지조성 비용입니다.
<인터뷰> 잰(에보도 재생에너지사) : "기술력이 좋아지면 경제성이 커지면서 비용은 줄어듭니다.즉 풍력단지가 클수록 비용은 적게 듭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원을 보면 아직도 자원소모형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에너지국 보고서를 보면 미국 전기에너지원의 절반은 석탄을 태워 만든 것으로 모두 48.7%에 달했고 천연가스 21.5%,원자력이 19.4%였습니다. 자원을 소모하지 않는 재생에너지가운데는 수력발전이 6%, 풍력이 1%,태양열,지열 등 나머지가 1.5%가량입니다.
미국은 특히 현재 1%에 그치지만 발전단가가 낮은 풍력발전을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원의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풍력다음으로 주목하는 것이 태양열입니다.
<인터뷰> 메어리(연방 하원의원) : "모든 지역이 바람이 강할 수없습니다. 그러나 태양열은 가능합니다.여기부터 아리조나,네바다같은 사막지대에 태양열공원을 조성해야합니다."
로스엔젤레 에너지 수급을 총괄하는 수도전력국입니다. 에너지 전담부서답게 주차장천정이 태양열을 모으는 집열판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이만한 규모로 하루 150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합니다.
<인터뷰> 에너지 개발부장 : "150킬로와트면 35개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있습니다."
물론 값비싼 시설비를 감안하면 전기 1킬로와트를 쓰는데 드는 비용은 예전의 전기세보다 비싼 편입니다. 아직은 시설비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번 시설을 갖추면 반 영구적이어서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 남는 일입니다. 또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캠페인도 되고 일반가정의 태양열 주택붐을 일으키기위한 상징성도 있습니다. 미국 전체 에너지원가운데 태양열은 아직 0.4%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온실가스 문제가 부각된 클린턴 정부시절 미국은 오는 2010년까지 100만가구의 태양열주택 건설을 목표로 시설비에 필요한 각종 보조금과 세금감면 혜택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조(수도전력국 공보관) : "문제는 비싼 설치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조금을 주고 설치를 권장합니다."
현재 50만가구이상이 태양열주택으로 집계되고있고 대부분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 등 서남부에 집중돼있습니다. 미국은 치솟는 기름값,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최후의 방법을 자연 속에서 찾고 있습니다. 황무지를 스쳐가는 바람을 잡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광활한 사막에 내리쬐는 태양열을 흡수 보관하는 기술개발에 모든 걸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람에 해답이 있다고 노래했고 덩달아 태양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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